✤ 오프라인 상점 운영시간
OPEN 13:00 ~ 20:00 , 매주 화요일 휴무
서울 마포구 양화로6길 57-6, 2층
주차장 없음. 근처 공영 유료 주차장을 이용 바랍니다.
rolledpaint
돌돌 말려 있는 물감
마스킹 테이프를 찢고 오려 붙여서 그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는 것이 아닌 저에게는 만들기죠.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아했으나 영 소질은 없었어요.
그럼에도 창작의 시간을 즐기는 것은 제 삶의 로망이었고,
마스킹 테이프를 만나기 전까지 그림이 아닌
다양한 몰입의 순간들을 즐기며 지내오게 되었었습니다.
백색의 종이에 선 하나 긋는 것도
두려움이 들기 시작한 때가 있었어요.
그때 만나게 된 도구가 마스킹 테이프였죠.
쓱 풀어서 쭉 찢어 붙였는데 단 한 줄만으로도
채색이 되는 이 도구는 심지어 떼어 낼 수도 있었어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떼면 되니까.’
새 하얀 종이가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준 도구예요.
이후 줄곧 마스킹 테이프로 그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게 마스킹 테이프는 물감과도 같아요.
이제는 종이 위뿐만 아닌, 사물과 공간,
더 넓은 세상을 캔버스로 마주하며
마스킹 테이프로 물들이는 작업들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돌돌 말려 있는 물감 하나로
일상이 다채로워지는 낭만을 즐기고 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 아트 작업 시에
늘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갈증이 있었어요.
'여느 작업자들처럼 나도 화방에서
원하는 물감을 하나 살 수 있었으면-'
그렇게 롤드페인트는 2019년,
마스킹 테이프를 재료로 그림을 만드는 저의 첫 작업실 겸
마스킹 테이프 숍으로 대구 봉산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작업의 주 재료로 사용하는 마스킹 테이프를 취급하는 곳이
당시 국내 오프라인에서는 매우 한정적이고 수급이 어려워
이를 해소하고자 숍의 형태를 함께 겸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에는 일본의 마스킹 테이프 브랜드인 ‘mt’가 함께하게 되었고,
mt에서 1회로 개최되었던 ‘mt Art Contest’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며 시상식에 참여하게 되었던 것이
숍 오픈의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업 시에 가장 즐겨 사용한 mt의 단색 마스킹 테이프부터,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상품들을 수입해
롤드페인트를 통해 저와 같은 갈증을 느끼셨던 분들께서
반가움으로 저희 공간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어요.
숍 운영은 저에게 또 다른 갈증과 목표들을 마음 속에서 자라나게 했고,
'내가 원하는 물감들을 직접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까지 가닿게 했습니다.
이후 디자이너 출신인 남편과 함께 마스킹 테이프의
디자인,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고,
작업의 방향성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에 대한 이해와 거리가 가까워지실 수 있도록
방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작은 종이를 나눠 드리고 있어요.
돌돌 말려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마스킹 테이프들을
직접 찢어 붙여 보시며
눈과 귀, 손끝의 감각으로부터 느껴지는
마스킹 테이프와의 다양한 교감을 나누어 보시길 바랐습니다.
빼곡히 진열된 말려 있는 물감들을 하나씩 손에 쥐고
책갈피 종이에 찢어 붙이는 순간,
캔버스에 붓칠을 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체험해 보실 수 있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요.
저에게는 그 찰나의 경험이 희망과도 같아
그 찰나의 순간을 오래도록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며
가슴 속에 그때의 기억을 오래도록 품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브랜드 슬로건인 “Roll your own space.”는
자신만의 고유한 공간에 마스킹 테이프로
롤링하는 행위를 통해 몰입의 즐거움과 창작의 기쁨을
즐기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나아가 저희를 경험하시는 모든 분들이 각자의 일상에서
잠시 분리되어 온전한 나만의 우주를 마주할 수 있는
저마다의 표현 도구를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그 도구를 발견하기 위한 과정 중,
찢어 붙이며 몰입하는 시간의 경험을 통해 저희의 활동이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인 영감과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스킹 테이프 아트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는
이 여정에 온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우주를 마주하고 정성들여 탄생시킨
고유한 이야기와 빛깔들로
저희 또한 이 삶에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역할로써 함께할 수 있길 꿈꾸며 소망합니다.
INTERVIEW